반셀프 인테리어, 내가 할 수 있을까?
인테리어 비용이 많이 올랐습니다.
자재값 상승도 있겠지만 인건비가 많이 비싸졌다고 합니다.
3~4년 전 인테리어 업체를 통한 20평 대 아파트 전체 인테리어 공사가 일반적으로 평당 100만 원~150만 원이었지만 현재는 평당 200만 원~300만 원 정도는 예상해야 합니다.
물론 공사 정도에 따라 가격 변동은 크지만 대략 두 배 정도 오른 것으로 보입니다.
이번에 30평대 아파트로 이사를 하면서 인테리어를 진행하는데 비용적인 부담이 커서 반셀프로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했고 그 과정을 공유합니다.
네이버 셀인카페에 많은 정보가 있긴 하지만 인테리어 후 결과에 대한 글이 많아서 막상 시작하려고 하면 막막합니다.
저의 엄청난 시행착오를 통한 경험으로 공사 중에 놓치기 쉬운 부분과 팁 위주로 글을 작성하려고 합니다.
진행 중에 매일 기록을 남기려고 했지만 그런 시간적, 정신적 여유가 없더군요.

공사 시작 전 할 일
마음 가짐
생각보다 많이 힘듭니다.
공사가 완료된 후기를 읽으면 다들 ‘잘 끝났다.’라고 하십니다. 물론 힘들었다는 말도 빠지지 않지만
업체를 통해 진행하는 것과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비슷한(혹은 더 좋은) 퀄리티의 결과를 보면 욕심이 생깁니다.
힘들었다는 얘기는 이미 뒷 전입니다.
적게는 1~2천만 원, 많게는 수천만 원을 아낄 수 있으니까요.
그만큼 인테리어 업체의 마진이 상당함을 알 수 있습니다.
하지만 막상 셀프로 진행해 보니까 업체가 그 정도의 마진을 남기는 것이 그럴만하다는 생각이 드네요. ^^;;;
인테리어 업체를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힘듭니다.
상상보다 더 힘듭니다.
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45일이었습니다. (정말루요.)
공사를 진행하면서 많은 기술자분들을 만났는데 많이들 하시는 말씀이
‘셀프 힘드시죠? 다들 한 번 해보면 다시는 안 한다고 해요. 우는 사람도 많아요. 허허’
다시 말하지만 아주 많이 힘듭니다.
여윳돈
생각보다 돈이 더 들어갑니다.
각 공정 별 업체 견적을 받아서 꼼꼼하게 비용을 예상해도 더 들어갑니다.
절대로 줄어들지 않습니다.
업체에서 실측 후에 비용은 자연스럽게 올라갑니다.
예를 들어 도배의 경우 저희 집은 목공에서 가벽을 두 군데 만들었습니다.
아파트 도면 상에는 없는 부분이죠.
실측 후에 이 부분 때문에 도배 면적이 늘어납니다. 그러면 비용 상승입니다.
솔직히 조금 기분은 안 좋습니다. 도면과 자세한 설명까지 해서 가견적을 받았는데 비용이 올라가니까요.
하지만 그냥 다 그렇습니다. 그러려니 하거나 좋은 업체를 만나야 합니다.
그리고 욕심이 생깁니다.
저렴한 수전을 써도 되는데… 여긴 예쁜 걸 하고 싶다. 꼭 예쁜 걸 하고 싶다.. 비용 상승입니다.
5만 원이 35만 원이 됩니다.
철저한 준비
생각보다 더 꼼꼼하게 준비해야 합니다.
그래야 돈이 덜 들어갑니다.
준비가 돈입니다.
정말 꼼꼼하게 준비해야 돈을 아낍니다.
돈 아끼려고 셀프 하는데 돈 아껴야죠. 준비 안 하면 모두 시행착오( = 돈)입니다.
뭔가가 잘못돼서 사람 부르면 20~40만 원입니다.
정말 세세하게 준비해야 해요.
식기세척기가 놓이는 자리에는 600×600 면적의 평평한 바닥이 필요합니다.
전 아무 생각 없이 식기세척기 자리에 수도배관을 뽑아놓은 거죠…
이런 사소한 것까지 고민해야 합니다.

여유로운 일정
준비 기간
준비하는 시간을 충분히 갖습니다.
천천히 준비하라는 것이 아니고 빠르게 열심히 준비하지만 업체 선정은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.
‘잘 나가는’ 업체는 1~2 개월 정도 일정은 꽉 차있기 때문이에요.
공사 계획 수립은 4개월 전부터,
업체 섭외는 3개월 전부터 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.
또한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공실일 때 업체 섭외가 진행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.
실측을 통해 확실한 견적으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죠.
보통 다른 공정 공사 중에 다음에 진행할 공정에서 실측을 나오게 되는데 이때는 실측 후 비용이 올라가도 다른 방도가 없습니다.
공사가 시작되면 내가 돈을 주는 입장인데도 ‘을’이 되어버립니다.

공사 기간
우리는 인테리어 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변수가 생겼을 때 대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.
제 경우에는 공사 시작을 일주일 정도 남긴 시점에 창호업체가 공사불가 연락을 해왔습니다.
공장에 불이 났다고 하네요. 셀인 카페에서 워낙 유명한 업체라서 거짓말은 아니겠지만 제 입장에서는 정말 날벼락이었습니다.
다행히 정말 좋은 다른 업체를 바로 섭외할 수 있었지만 예정된 날짜에 시공가능한 업체를 못 찾았다면.. 끔찍하네요.
진행 중에는 어떤 일이 생길지 모릅니다.
빡빡한 일정은 변수가 생겼을 때 멘붕을 가져옵니다.